햇볕 잘드는 베란다에는 일년내내
꽃을 피우는 가랑꼬에를 잔뜩 심어놨다.
뚝뚝 웃자란 것들 꺽어 심어놓으면
저 알아서 활짝...
분명 노란꽃 핀 걸 사다 심었는데
다음해 부터 주황색으로 꽃을 피운다.
아무래도 강한 햇빛 탓이지 싶다.
우리집 베란다에 들어온 따사로운 햇살에
다른 사물은 색이 바래지만
꽃은 색이 진하게 되는.......
어디 그 뿐인가?
계속 피는 꽃들이 예뻐서 물주다
지그시 들여다보니
이런,
이런,
요렇게 꽃잎이 여섯 장인 송이가 두 개 섞였다.
원래 그런가 싶어 다른 것들 포기를 살펴도
단지 이 것 두 송이만이다.
작년 꺽꽃이 해 심은 제라늄도 피었다.
지금 겨울 끝인데
우리 베란다는 한창 봄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제라늄 한 송이가 이리 활짝 자탤 뽐내고
얼마전 생일에 받은 히아신스 ......
흰꽃과 청보라.
흰꽃은 꽃대가 두 개나 올라와 하나 지니
또 한 송이 피는데
꽃대 한 송이만 피운 청보라 히아신스에 비해
꽃송이도 작을뿐더러 꽃도 빨리 시든다.
히아신스 두 송이에서 뿜어내는 진한 향으로
온 집안을 휘감고도 남는다.
허나 내가 좋아하는 향이 아니라
아쉬워 킁킁~
꽃대 두 개중 하나 시들어 잘라내고
작년 여름 내내 큰 고추나무
잎은 훑어 나물 해 먹고
고추만 남겨 뒀더니
가지에 새싹 사이에 또 고추 꽃이 달려 있다.
이 고추나무는 다년생의 고목이 되게
지켜볼 셈이다.
가을에 얼갈이배추 사다
나물 해먹고 다섯 포기 김장용이라 장난으로
심었던 것이 가을 겨울 다 나고
이렇게 포기를 키우고 있다.
손님 왔을 때
몇 잎 따서 셀러드로 해줬더니
몸에 좋은 유기농 채소라고 고춧잎과 배추잎
하나 하나 젓가락질 알뜰하게 하면서
귀한 대접 받는 것 같단다.
올봄엔 베란다 화분 텃밭에 심을 씨앗과
영양 풍부한 거름흙 만드느라
친구까지 동원해 커피 찌꺼기와 과일껍질을
화분에 쌓아 썩히고 있다.
물론 밖에 있다 문 열면
시큼하고 습습한 시골냄새를 아직은
견딜 수 있을 만큼이지만
날씨가 푸근한 날은 베란다 창을 열어
충분한 환기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