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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쉬운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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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뙤약볕이 아까운 시절은

고추가 빨갛게 익어가는 농촌이야기 뿐만 아니다.

 

 

키큰 나무밑 조차 그림자라곤 찾아보기 힘들게

햇볕이 널려있고 종일 그늘 구경도 못하게 생긴 곳에

고추 말리는 게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어

나도 해마다 기웃거리게 되는 게

직접 고추 말리는 것이다.

 

분명 일기예보에 사나흘 못 견디게 더운 날씨에

햇빛 쨍쨍을 확인하고 청양초 조금 사다 베란다에 펴 널고

다음 날 부터 하늘이 잿빛이다.

맞바람 치는 베란다에 널어 놓고

 

조금 훤해지는 듯 하면 내 마음도 환하고

 

해를 감추고 내려오는 구름은 내마음도 먹빛으로 어둡다.

 

 

어느 한 쪽 하늘이 비를 뿌려도

잠깐씩 말갛게 밝아지는 하늘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며칠씩 하늘 눈치 보고

우리동네는 검은 구름이 비껴가기를 바라고

이렇게 조바심치며 농사 짓다간 지레 병나지 싶다.

 

 전원에서 텃밭 일구어 내 먹을 것 만이라도

내손으로 건강한 먹거리 장만해 안심하고 먹고 싶은데

  그 거 쉬운 일 절대 아니다 싶다.

 

어제도 흐리고

오늘은 간간이 소나기 퍼붓고...

내일 구름 끼고 소나기 온다지?

햇빛~!

 

후두둑 후두둑 염장을 후비는 빗소리,

담주 내내 구름과 우산 그려진 일기예보,

 

 지금도 베란다 창틀엔

 빗방울이 대옹대롱 ...

 

 

빗줄기 가늘어지는 틈새에

 베란다와 현관을 열어 들이친 맞바람에

시나브로 꽤 건조된 것들 사이로

검게 속에 곰팡이 앉은 것이 보인다.

 

이삼일이라도 반짝 맑음이면 투명하게

바짝 마를텐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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