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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소리

[스크랩] 죽녹원 대숲에 이는 바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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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통밥에 딸려 나온 반찬, 엄지 손톱 크기의 죽순 세 조각 들어있는 배추 된장국,

 먹는 것을 좋아해 하나하나 돌아가며  맛봤다. 왼쪽부터  멸치젓, 꼴뚜기젓, 마늘과 마늘장아찌,

가운데 위 쪽부터..새송이, 숙주나물,깻잎나물볶음, 도라지나물,

 두 번째 칸- 고사리나물, 무장아찌무침, 연근조림, 세 번째-열무김치,

묵은지(꼬리한 냄새가 비위를 건드림)

 

왕대울타리가 둘러쳐진 대통밥집,

마당에서 대숯으로 굽고 있는 대통 갈비찜은

 이 집 특허 받은 음식이라고..

 

다 구워진 대통 갈비찜을 두 사람이 들어 나르는데 양 귀통이에 고구마까지..

냄새도 못 맡았지만 기름이 쏙 빠져서 담백한 맛을 낼 것 같은 상상...

대통밥으로 배 불리고 나왔더니 별 생각 없었다.

  점심 먹고   음습한 대숲을 들어가 이 곳도 빛이 들어오나 싶었는데 나와서 보니 다리는

야생 모기가 여기저기 입을 다시고...

시간 지날수록 상처가 부불어오르더니 ...아직 가려워 긁고있다.

 

 

사군자에 속하는 대나무,

 죽죽 뻗은 모습, 빛 한줄기 새어들 틈도 없이 빽빽하다.

 

 

대숲의 맑은 기를 받으러 죽녹원 들어서는 인파....

여기는 시작에 불과했다. 

사람들 지나간 다음 한가한 모습을 담고 싶었는데 줄이 끊이지않고,

지나는 사람들도 사진을 찍거나말거나 .... 

 

 

 혀끝만 겨우 적실 정도의 대잎술-12 도의 순한 맛, 몸에 좋은 술이라는데 ...

몸 생각하면 안마시는 게 더 좋을텐데 값도 꽤 달란다.

 

한꺼번에 입장한 관람객의  염원에 따라 각자의 취향대로 나뉘어

 오르고 내리는 방향이 달라  그나마 어깨 부딪히는 불상사가 잦지않았지만,

단순한 코스에 오르막 내리막이 자주 나타났다.

 

대숲에서 떨어지는 이슬먹고 자란다고 해서 "죽로차" 가 된다는 차나무와 열매,..

차나무 열매는 처음 보았다.

 

영화"알포인트 "촬영지로 더 잘 알려진 죽녹원의 인기 있는 곳,

사진좔영 하는 사람들이 많아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그 앞에서 기념촬영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간간이 이는 바람과 폭양에 반들반들 윤기나는 대잎이 흔들리고

 

"철학자의 길"을 지나 선비의 길로 접어들어 만난 나무 계단 오솔길.

죽녹원 길에서 제일 맘에 들고 분위기있는 ...

중간에 다시 내려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한가로이 걸을 수 있었는데

 길이가 짧다는 게 흠이라면 흠,

 

나무 뿌리는 사람의 머리에 해당된다는데 사람들의 발길에 반들반들...

기원 전 상형문자 같기도 하고

유령의 신부에 나오는 귀신의 손발 관절 같은 대나무 뿌리,

손가락 발가락이 나올것 같아서  등골이 으스스~~

 

공간을 훌쩍훌쩍  넘어 곧게 뻗은 대나무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죽녹원 입구 지나 입구에 있던 대바구니와...대기둥?.

밑둥까지 다 담아도 같은 모양인데다 주변에

간단한 간식을 파는 매점이 있어  윗부분을 주로 찍었다.

 

 주차장 입구에 흐르는 관방제림 하천변에 오리가 한가로이 떠다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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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곱시 20 분 까지 오라는 문자 받고 단체행동에 폐가 안되게

서둘러 도착한 시각이 7시 5분, 열대야로 겨우

눈 붙였다 졸음을 쫒으며 간단한 스크램블에그로 아침 대충하고 갔더니

 아직도 코리안타임으로 생활하는지

36 명이 4인 가족의 지각으로 7시 46분에 출발 할 수 있었다.

 

점심으로 먹은  대나무 통밥 식단에 

죽순나물 한 가지 정도는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터라

가이드에게 살짝 언질을 하고보니 내가 좀 까칠하긴 한가보다.

그렇다고 죽순 구분 못하고 새송이 버섯 볶음을

 죽순이라 맛나다며 권하는 사람들 성격이 좋아 그런 건 아니지?

 

 된장국 배추국에 엄지손톱 크기의 죽순 세 조각이 들어있다.

약간 억세다 싶은 세 조각이지만 그것도 감지덕지  입맛 다시고 여유있는 식도락 여행을 하게 되면

기어이 먹어보리라 호기심 자극하는 대통 갈비찜,

 굽고 나르는 모습  찍으며 여자 화장실의 긴 줄이 사라질 때 까지 기다리는 동안 

울타리를 대신한 대숲 들어 한 바퀴 돌고 나오니 야생모 파티 흔적으로

다리가 불긋불긋,  빈혈로 철분 보충이 필요한 내피를 겁도없이 ...

 

 죽녹원에 들러 대숲에 이는 바람은 최명희의

 "혼불"을 읽으며 상상한 귀신 울음소리(들어본 적 없지만) 처럼 '오싹하겠지!.'

으스스 한걸 상상했는데, 날씨도 더운데다 사람들로 북적이고,

바람도 그다지 없었고,  빽빽한 대숲길은 그나마

소망에 따라 이름 붙여진 8길을 따라 분산,

젊은 연인들은 사랑, 우정의 길로 나뉘어서 좀...

 

경제를 최고의 화두에 올리며 사는 나는  운수대통의 길로 오르니

 한참 가다 책 한 권 옆에 끼고 서 있는 청동상의 말쑥한 정장 차림 학자 한 분

 "철학자의 길" 을 안내하고 그 밑으로 내려가니 선비의 길이 맘에 들었다.

 

 한가한 길로  방향 잡고  내려오는 길,

 대나무 뿌리가 유난히 많이 불거지고 대를 자르고 남은  그루터기에는

 이끼와  빽빽한 대숲이 만든 그림자가 운치를 더했다.

 

 내리막이 끝나는 부분,

 좁은 오솔길이 나있어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음침하고 으슥한

 대숲에서 일어난 소설속 사건들이 떠올라

용기를 내지못하고  돌아설 때 혼자 온 아쉬운 순간....

 

 돌고돌아 다시 만나는 길에 누군가 마주하면

 " 이리 나가면 어디가 나와요?" 묻는 사람들....

 

돌아도 돌아도  만나는 대나무뿐인데

 더는 같은 길을 뱅글뱅글 돌고싶지않다는 표정들,

 더위에 지치고, 사람들에 부대끼고 아침 일찍 일어나 피곤 하기도 하겠지!.

 

 어느 정도 돌고도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취미인 쇼핑을 위해 지역 특산물을 찾으니 대잎 술과 대잎 차, 죽염이 있다.

술은 관심 밖이라 죽염이나 사들고 올까싶어 물으니 금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니 소금도 비싸다.

아무리 9 번 굽는 과정을 거친 죽염이라 해도 값이 어지간해야

덥석 집어들며 선물할 얼굴들 떠올리지...

 

 머리를  잠시 복잡하게 돌리고 낸 결론,

 불경기에 걸맞지않은 죽염 값에 만지작 거리고 망설이다 놓고 내려와 차에 오르니

 벌써 다들 편한 자세로 쉬고있다.

 

이 팀에서 내가 두세번(?) 째로 연륜이 많은 것 같은데

  빨빨거리고 구경할 것 다하고 다니는 사람은 나 뿐인가 싶다.

 

시간이 넉넉하게 주어지고 개인으로 왔다면 천변 따라 관방제림의 아름드리 나무도 보듬어보고

낯선 동네도 한바퀴 돌고 전통시장 구경까지 더한다면 금상첨화,

골고루  꼭 챙겨 둘러보는 스타일의 내경우

빙둘러 본 죽녹원으로 만족하기엔  게 등에 소금 뿌리 듯

드문드문 뭔가 빠진 듯 둘러보고 바삐 돌아오는 여행은

 뭔가 찜찜하고 아쉬움이 남는다.

 

 여행은 언제나 쉼표를 찍고 돌아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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