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에 잡힌대로 따라나선 외암리 민속마을...
과거와 현재가 존속하는 곳이라 실제 거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는 외암리는
민속마을이란 이미지로 찾아나선 곳이라면 실망하고 오기 십상,
지금이야 집집마다 수도가 놓여 있어 우물이었던 흔적으로
남아 있는 듯 샘에 물이 고여있었다.
주변에 간단한 설명이 곁들여진 안내문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던 곳
땅보러 온 듯 동네 한 바퀴 빙빙 돌고돌아 둘러보고
궁금한 것 보다 맑은 공기 마시며 그동안 밀린 일상의
소소한 것들 이야기로 웃기도 하고.......
머지않아 들판은 봄, 여름 가을을 담아 풍요를 누릴 터......
하지만 지금의 한가한 들판도 난 좋더라.
겨울 가뭄으로 냇바닥이 드러나고 거의 말라 있었다.
다닥다닥 옆집, 앞집, 뒷집 돌담을 따라 새로 엮어 올린 초가지붕과
황토 흙집을 따라 점심으로 먹을 시골밥상 찾아 다니느라
두리번 두리번......
초가지붕과 굴뚝에서 연기가 나는 것으로
아련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다 만 함석굴뚝.........ㅎ
거의 쌓은지 얼마 안되는 연출된 듯 보이는 돌담에 비해
이집을 두른 돌담엔 이끼가 퍼렇게 끼어
꽤 오래 된 돌담인가 싶어 한 컷.
텃밭에 파가 그대로 얼은채 봄을 기다리고 있고
권세 있는 양반 댁인 듯 한 집에 소나무가 보기 좋았다.
어른들 한테 듣기론 집에 소나무나 은행나무등 키가 담장을 넘는 나무는
안심는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처마에 메주가 주렁주렁.....
메주를 처마에 달아 놓은 건 아마도 관광객을 위한 배려?
연엽주라고 입구 담벼락에 써 놓고
온 집안이 정리가 안된 그대로를 보여주기 위한 건지...
바쁜 농사철도 아닌데 정신이 하나도 없게 해놓고 살고 있는지....
우리 선조들의 여유를 엿볼 수 있는 처마 끝에 달린 풍경도 있고...
청둥오리 몇마리 물밑에 먹이를 뒤지느라 바쁜 몸놀림 중인 걸 보면
물 속에 생물이 살고 있는 듯...뭘까?
민속촌이라고 이름 붙이기 위해 애 쓴 모습 정도만 인정하고.......
낙안민속마을이나 아라리촌처럼 그 지역의 특성에 맞게
꾸며놓았다면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마주한 풍경에선 그래도 뭔가 볼거리가 있겠지
하는 기대를 갖게 만든 풍경들....
너무 막연하긴 했어.
좁은 골목길 사이사이에 초가집을 짓고 돌담길을 만들고
그런 사이에 있던 수수밭이었던 듯.....
마을 입구 장승
분위기는 안온하게 산이 감사안은 곳에 자리하고
앞에 내가 흐르는 한 눈에 좋은 터로 보이는 외암리 양반마을.....
씨를 받아 파종하는 줄 알았던 양파,
종자를 이렇게 남겨두는 걸 여기서 처음 알았다.
어쩌면 우리어니가 잘 못 알고 있는 건지도 모를일.....ㅎ
한적한 시골풍경
요즘은 심심산골 절에도 위성안테나가 있더라.
한여름밤 수박 한 덩이 갈라놓고 나누면 좋겠다 싶은 평상.
농사 준비중인지 논둑 곳곳에 불을 질러 태워놓은 흔적이 있고
대나무 울타리로 둘러져진 양반댁이었던 듯
뒤편 양지바른 곳에 무인석이 지키는 무덤의 후손들은
조상 잘 둔 덕을 누리고 살 것 같은 평탄한 지세에
지금도 거래가 되고 있다는데 능력을 키운 다음 다시 한 번 찾아와봐야지.~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