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발 정성 한 박스
몇 해 전 암수술로 건강이 그다지 좋지않은 친구 언니가 보내준 텃밭 작물..
여주 조금 보내주겠노라길래
마음이 고맙지만 물건 들고 다니는 일
나부터 쉽지 않고 더구나
한 여름 뙤약볕이 극성인 요즘
바깥 나드리도 쉽지 않으니 정성만 고맙게 받노라 했는데도
굳이 받을 주소를 보내라더니
손편지와 함께 여러가지 채소를 보내왔다.
작가의 꿈을 꾸던 이 언니
40여년을 봐왔으니
안성이 시골이라 말하는 언니는
실제 주변 이웃이 농사 짓는 동안
텃밭에 꽃이나 기르고 나무나 기르는 동네서도
농사 지은 것 갖다주는 걸로 찬거리 대체 하는
지적 허영기가 심한 언니가 보내준 농산물이라
더 고맙다.
사먹을 수밖에 없는 도시 삶에서
텃밭 채소가 얼마나 귀한데
별것 아니란 단서에 고맙다고
잘 받았다고
눈물나게 잘 먹겠다고 전활 드렸더니
별거 아닌데다
돈 한 푼 안들이고
집 앞 텃밭에서 거둔거라 맛있게 먹으란다.
농사가 뭔지도 모르는데 농약이 뭔지도 모를테고
화초 보다 조금 기르는 텃밭에서 자란
화초 같은 농작물이니
얼마나 맛있을지 기대 된다.
농사는 몰라도
음식 솜씨 빼어난 그녀라
요리법까지 적어 보냈다.
이 거 다 먹을 동안
마트 갈 일 줄었고
몸에 좋은 텃밭 채소로
그 동안 몸에 쌓인 독소도 해독하고......
얘들 할 일이 넘 많은가? ㅎ
당뇨 유전자를 가진데다
당뇨 전단계인 내당증.......이라고
여주가 당뇨에 좋다해 말린 여주로 차를 끓여 마시는 중인데
싱싱한 여주는 여기저기 뒤적여봐서
유용하게 잘 먹고
건강한 얼굴로
언니 만나면
맛난 거 만들어 주기로 했는데
군것질 안하는 언니는
뭐가 맛있을까?
도깨비방망이처럼 생긴 여주 ..
보내주신 여주 익은 것 잘랐더니
이렇게 예쁘다.
다 익은 여주는 어린 것에 비해
쓴맛이 덜하고 파근파근하니
날것으로 먹을만 하다.
비주얼에서 보듯 먹음직스러운 맛이
아니지만........
뚝딱뚝딱 썰어 말리고
조물조물 양념과 버무려 맛난 식탁으로
내 몸에 독소를 빼고.......
삶이 스트레스인 현대인에게 건강한 먹거리로
힐링하면 자연 치유가 되지 싶은데
실제 언니는 암과 싸워 이겨내는 중이고
아직도 많은 스트레스에서 헤어나고자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이
안스럽기까지 하다.
별다른 군것질보다
자연 먹거리를 즐기는 내가
매우 좋아하는 차돌박이 옥수수까지.......
돈 한 푼 안들었다더니
이 메모지가 그러니까...
어느 체인점 서비스 메모지?ㅎ
나물 봉지에 붙힌 후 써서 그렇지
요즘 아이들에게선 찾기 힘든
명필이다.
택배 상자 주소 글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