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와 장소는 가려야지
찌는 듯한 무더위,
조그만 소리와 희미한 불빛에도 잠을 못 자
뒤척이다 새벽녁에 살풋 잠이 들었다.
출근을 위해 저장해 둔 알람도 울리기 전에
자주 시계를 보며 잘 정도로 가뜩이나 신경이 예민한 척해
자고나도 온몸이 축 늘어지는 게 일어나려면 천근만근...
남보다 이른 출근시간으로 언제나 새벽잠이 덜깬 상태로
비몽사몽 습관적으로 시간에 끌려 다닌다.
아침시간 한가하게 손님이 뜸한 틈을 타
잠시 들어와 눈 좀 더 붙이고 일어나려
안대까지 하고 누웠는데
어디서 날아왔는지 매미란 놈 시끌벅쩍
베란다 철망에 붙어 요란하게 울어제낀다.
낮이나 밤이나 울어대는 매미소리에
여름날의 정취 같은 낭만적인 생각으로
들어주고 참아줄 여유가 없다.
카메라를 들이대 사진을 찍어도 꼼짝 않고 붙어 운다.
사진도 찍었으니 손가락으로 톡톡쳐 쫒아내고
다시 누워 눈 붙이는데 또 한 놈이 와서 붙어 운다.
이놈들 같은 색깔이라도 나름 다른 부분이 있을텐데
아까 울다 쫒겨난 놈인지, 그놈 찾아 온 다른 놈인지
설마 작년에도 몇 놈이 와서 노래하더니,
지들끼리 연락하고 모이는 장소가 된 건 아닐테고......